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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협동조합

환경미화원·노래방 도우미·검정고시… 이색 협동조합 봇물

by 크레도스 2013. 2. 13.

노래방 도우미·다이어트 도시락 배달·검정고시 지원·장례 유품 소각 협동조합…. 5인 이상이면 누구나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한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된 뒤 광주·전남지역에 이색 협동조합 설립이 잇따르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이후 70여일동안 광주에서 69개, 전남에서는 20여개의 협동조합 설립신고가 접수됐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끌고 있는 신생 협동조합은 그동안 비밀리에 이뤄졌던 노래방 여성도우미를 양성화한 사업이다. 여수의 노래방 도우미 등 6명이 만든 ‘○○상가 협동조합’은 국내 첫 노래방 도우미들을 위한 사업체다. 조합원이 된 여성 도우미들은 4대 보험에 가입할 수 있고, 잉여금이 생기면 배당금까지 받는다. 또 한 구좌당 만원을 내고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시간당 봉사료 3만원에서 12%를 조합에 예치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며, 6개월마다 조합 운영비를 공제한 잉여금은 배당금으로 조합원에게 돌려준다.

고령화 사회를 겨냥한 협동 조합들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광주시 북구의 ‘사랑과 나눔’, 남구 ‘사랑마루’, 광산구 ‘신일장제’는 장례 관련 노인 일자리를 만드는 협동조합이다. 제사 음식과 고인의 유품을 대신 정리하거나 소각해 주고, 장례용품도 제작·판매할 계획이다.

1970년대 새마을 운동을 연상케 하는 협동조합도 광주에 첫선을 보였다. 광주 남구에 설립된 ‘e새마을 협동조합’은 버스정류장 인근 토스트 판매점 사업을 하며 노인과 주부 등에게 일자리를 우선 제공하는 사업체다. 또 조합원인 55세 이상 노인들과 경력단절 여성,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수익금을 배분할 계획이다.

광산구에서는 일부 지역의 청소 업무를 대행하던 기존 업체가 구청과의 대행계약을 해지하면서 해고 위기에 처한 미화원들이 협동조합 ‘클린광산’을 직접 설립하는 방법으로 지난 1월 2일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이 밖에 광주에 설립된 다이어트 도시락 배달, 도시농업, 검정고시 등을 위한 협동조합들도 눈길을 끈다.

전남지역에서는 전남도의회 의원과 시장상인들이 주축이 된 시장 협동조합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수중앙선어시장의 영세 상인 200여 명이 지역구 도의원인 서정한 의원(민주통합당)과 함께 최근 도에서 협동조합 설립을 위한 간담회를 했다.

또 선교사와 교사, 학부모, 자원봉사자, 후원자 등 12명의 조합원이 120만원을 출자해 폐교된 완도 청산도 모도 모동분교를 활용한 학교 협동조합도 관심을 모은다. 이들이 만든 ‘우리 스스로 아름다운 이야기 만듦터’(울스약)은 방과후에 자연생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안학교 구실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