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끝났습니다. 과반을 넘어 국회상임위까지 장악하려고 하였던 한나라당의 계획은 무산되었고, 통합민주당 또한 정치적 거물급들이 연이어 지역구에서 탈락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강북 벨트’ 즉, 서울의 도봉/노원/강북 등 7개 지역에서 기존 15대부터 17대에 이르기까지 한나라당 출신은 단 한 명밖에 없을 정도로 개혁성향이 강한 곳이었습니다. ‘강북구을(최규식)’을 제외한 ‘도봉갑/도봉을/노원갑/노원을/노원병/강북갑’ 의 자리는 모두 한나라당에게 돌아갔습니다. 결과는 ‘민주화의 대부’라 불리는 ‘도봉갑’의 ‘김근태 의원’의 낙마로부터 시작된 민심은 오늘 그 결과로 나타났지요.
늘 있는자를 대변한다는 ‘한나라 당’을 견제하기 위해, 변화를 바라고 개혁을 바라던 서민들이 많이 모여 살던 소위 ‘강북벨트 -7개 지역’ 이 기존 3대, 12년에 이르는 개혁적 성향을 버리고 왜 한나라당을 선택했을까요?
아마도 이는 혹 제 글을 보고 계시는 분 중, 위 7개 지역에 사시는 분이시라면 그 답을 알고 계실 겁니다. ‘도봉갑’의 신지호당선자는 정치적으로나 그 무엇으로도 ‘김근태’에게는 적수가 못 되는 상대였지요.
조금 더 이야기 해 볼까요? ‘노원병’의 노회찬의원이 과연 한나라당의 홍정욱당선자에게 밀릴 이유가 있었을까요?
서울 강남이야 대세론적인 보수집단으로 한나라당을 선호했다 하지만, 왜 그간 ‘변화와 개혁’을 중시하던 서민계층의 강북지역이 민주당에게 등을 돌린 것일까요?
바로 ‘뉴타운’이지요.
이번 서울/수도권은 바로 ‘뉴타운 열풍 그리고 공약’이 바로 한나라당이 싹쓸이를 할 명분을 준 것입니다. 강북지역에 계신분들께서 갑자기 성향이 바뀌거나 마음이 바뀐 것이 아니라는 말이죠.
‘김근태가 밉지 않다’ 와 ‘뉴타운이 내게 가져다 줄 이익’의 갭사이에서 지역주민은 현실적인 이익을 쫓아간 것뿐입니다.
한나라당과의 차별을 위해서는 그들이 말하는 ‘부동산의 투기’는 절대 공약으로 내세울 수 없었지만, 현실의 민심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진보신당의 심상정의원마져도 ‘부동산투기’라 불리우는 공약을 못하니, ‘특목고 유치’라는 진보신당과 대치되는 공약을 걸었으니 얼마나 상황이 심각했는지를 보여준다 생각이 드네요.
‘노원병’으로 출마한 홍정욱 후보는; 1. 상계뉴타운 2. 경전철 노선 연장 3. 창동기지 이전 4. 도봉운전면허시험장 이전 5. 방과후 영어교실 6. 지역내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장학재단 설립 7. 자사고 유치 등 ‘동북부 지역의 랜드마크’라는 공약을 내세웠습니다. 기타 다른 지역의 후보들도 마찬가지였지요.
그렇다면 과연 현실적인 대안으로 지역주민에게 이익을 가져달 줄 수 있는 공약이 소위 남들이 많이 말하는 위의 ‘투기적 공약’이라는 것 이외에 더 큰 무엇이 있을까요?
“깨끗한 정치”와 “나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정치” 는 바로 ‘이상과 현실’이라는 문제에서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당위성입니다. 지역주민들은 현실적인 이익을 택하였고 그 누구도 돌을 그 분들에게 던질 수는 없는 것입니다. 바로 그들의 선택이 잘되었다 잘못되었다는 지역구주민이 아닌 제 3자가 판단할 문제는 아니니까요. 그분들이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당선을 무효시킬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정부에서는 참 어렵게 되었습니다. 뜻한 대로 잘 되긴 되었는데 여간 꺼림직하지 않을 수 없죠. 공약을 하였고, 대통령과 같이 한번 해보라고 했는데 주변의 지역 분위기가 심상치 않죠. 들썩이는 집값 때문에 가뜩이나 골치가 아픈데,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진퇴양난에 빠져들 수밖에는 없는 것입니다.
‘강남 일반 아파트’를 막으니, 버블세븐으로 확장을 했고, 다시 막으니 ‘강남 재건축’으로 옮겨졌지요.
작년 초 중순 인가요? ‘버블쎄븐의 확장성’에 대하여 제가 글에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언급은 안 하였지만, 바로 제가 제일 우려했던 강북벨트의 확장이었는데, 이번 선거로 더 이상 잡을 수 없게 된 듯 합니다.
이제는 정부도 규제를 풀기가 너무나 힘들어졌습니다.
그냥 강남과 일부 버블쎄븐만 그들 나름대로 오르다가 지풀에 죽도록 놔 두었으면 시장자정기능으로 일정부분 정화되었는데, ‘강남이 불패면 나도 불패’라는 오기가 결국은 이런 결과를 낳고야 말았습니다.
시장자정기능은 지금의 잠실에서 보여지죠. 오르지도 그렇다고 내리지도 않으면서 공급에 따른 수요의 평행선으로 자정기능을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 강북에 계신 세입자분들은 뉴타운으로 인하여 강남에 입주하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말씀드렸죠. 모두가 다 그 나름대로의 현실때문이죠. 이분들이 잠실로 갔다면 어찌되었을까요? 강남 3구 또한 어느 정도의 가격상승을 용인하면서 시장의 원리대로 ? ┯?풀었으면 ‘강남 및 일부 버블쎄븐’ 에서만 움직였을 집값들이, 그것이 아니다라고 하면 또 다른 돌파구를 찾아서 옮겨져 버린 것입니다.
뉴타운으로 인한 강북발 집값은 이제 확장성을 띄게 될 것입니다.
참 궁금합니다. 뉴타운이 진행된다면 다시 천문학적인 보상금이 쏟아질테고, 그로 인한 자본은 다시 부동산으로 흘러서 다른 지역을 자극할 것입니다. 용산처럼은 아니더라도 평당 XX를 호가하게 될 보상비는 어떤 결과를 낳을지요.
불을 끄기에는 이미 늦었습니다.
이제 지켜봐야겠죠. 이명박 대통령께서 어떤 결단을 내리실지를요.
결국 강남이라는 탈출구가 막히자 다른 탈출구를 만들었고, 그 탈출구가 또 막히자 다시 그옆에 탈출구는 만들어졌습니다.
더욱더 심려스러운 것은 새로 찾은 마지막 탈출구 여겼던 곳이 어느새 처음의 탈출구로 돌아오지 않을까입니다.
뉴타운을 돌풍이 몰고 온 선거는 결국 서민들의 힘만을 빼고 있음에 참으로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겠네요.
ps : 특정지역에 대한 거론은 분명히 많은 의견이 수반되리라 생각되어지네요. 제가 여기 남기는 글은 제목과 같이 '선거'라는 결과. 즉, 결과가 보여주는 다수의 의견이 이럴것이다라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혹, 특정당을 지지하셨던분들께서 화내실 수도 있고, "강북은 왜 오르면 안되냐?" 는 식으로 저에게 화내실 분이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럴의도였다면 지난글에 '지렁이와 자본' 에 대한 언급은 할 필요가 없었겠죠.
제가 쓴 의도가 그런것이 아니라, 보여지는 결과에 대하여 개인적인 생각을 여기 남긴것이니 오해가 없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