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첫 글이네요.
이전에 말씀 드렸듯, ‘향후 30년과 한국사회’라는 주제로 이제 글을 쓸까 합니다.
한가지 주제만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도 할 이야기가 며칠 밤을 지세워야 할 듯 하니, 천천히 조금씩 글 이야기를 하려 한답니다.
이번 글의 요지와 주제는 는 딱 한가지랍니다.
‘살아남기’ 가 글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주제가 될 터이고, 한국이란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무엇을 알아야 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는지를 ‘도덕교과서’가 아닌, 한국사회의 각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단면을 통하여 그대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그간 살면서 크게 신경 쓰시지 않았던, 많은 주변의 모습들에 대하여 이야기 할 것이고, 이 이야기는 100년 전에도 현재도 그리고 미래에도 지역을 떠나서 동일하게 반복의 굴레가 어찌 돌아가는지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시게끔 만들 작정이에요.
나중에 자녀들이 보아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이야기이니, 잘 정리하고 보관해 두셨다가 자녀에게도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오늘 첫 이야기는 지난번 게시판에 쓴 ‘무리수’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더 꺼내면서 좀더 깊게 이야기를 할까 한답니다.
지난번에 쓴 글에서는 부자들은, 힘있는 사람들은, 절대 ‘무리수’를 두면서 투자를 하지 않고, 사람을 쓸 때도 그리고 내 사람인지를 확인 할 때에도 ‘검증’이라는 것을 꼭 거친다는 이야기를 했답니다.
이 이야기를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제 경우에는, ‘제도권에 있는 사람이냐? 아니면 제도권이 아니냐?’ 라는 표현을 쓰죠.
‘사람들은 모두가 평등하지 않다. 또한 계급이 존재한다. 하지만, 모든 이들은 이를 알면서도 그런 것 없다고 믿고 싶어하고 그렇다고 생각한다.’ 라는 것이죠. 말이 너무 어려우니 몇 개의 예를 들면서 이야기 해야겠네요.
벌써 20년 전 이야기네요.
제가 조그만 사업을 할 무렵, 아주 높으신 양반에게 어떤 일을 부탁 받았답니다. 그 일의 실무를 책임지시는 책임자 분께서 3월 초에 일을 주시면서 6월말까지만 해주시면 된다 시며 급하게 하지 말고 꼼꼼히 해달라 하시면서, 필요한 금액의 지급과 계약서를 작성했죠. 그래 저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5월부터 하자하며 뒤로 일을 미루어 놓고 다른 급한 일들부터 처리를 했죠. 그런데, 갑자기 일을 맡기신 쪽의 제일 높으신 분께서 5월 중순경에 직접 찾아오셔서 왜 급한 일인데 아직도 안 했냐고 성을 내시더군요. 그러면서 이렇게 일을 이리 하면 앞으로는 같이 일을 못한다고 하시곤, 거래를 끊겠다 하셨답니다.
문제가 많이 커진 것이죠.
제가 사업을 하면서 많은 도움을 얻었고 앞으로도 얻어야 할 분인데, 그분이 보시기에 제 한번의 실수로 저는 제가 가진 힘의 끈이 끊일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니까요. 담당 책임자가 분명히 6월까지 해달라고 했는데, 제게 일을 부탁하신 책임자는 제일 높으신 분 옆에서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서 있기만 하더군요.
이때, 저는 어찌 했을까요?
다 우리 책임이라 하면서, 손해가 있으면 배상한다 하고 상도의상 많은 돈을 물어주고 일을 끝냈답니다.
자. 계약서를 제가 꺼내어 제일 높으신 분께 보여드리면, 일을 끝나는, 날짜가 분명히 적혀있었을 것이고, 담당 책임자가 그리 하라 했다고 하면 모든 책임에서 다 빠져나올 수 있는 것이었답니다. 만일 제가 제 책임을 벗어나기 위해서 그리 변명을 하고 책임을 미루었다면, 제가 이야기한 ‘비제도권’에 있는 사람이 랍니다.
자 어려우신가요?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간다 하시는 분들도 아직 많으시겠죠?
당장은 책임에서 회피할 수 있어 책임도 손해도 피할 수야 있겠지만, 그 순간에 저는 더 큰 것을 잃어 버릴 수 밖에 없답니다. 바로 제게 일을 직접 맡긴 책임자에게 저는 상황에 따라서 언제든 자신을 저버릴 수 있는 사람으로 비추어 지는 것이죠.
사실대로 이야기를 했을 경우, 그 책임자가 자신의 자리를 지키건 못 지키건 간에, 저는 그 책임자를 포함하여 제가 도움을 받아야 하는 주변 분들에게 한마디로 ‘신의’가 없는 사람으로 찍힐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이것은 일을 맡긴 책임자가 분명 ‘신의’를 지켜야 하는 것이지 제가 지킬 이유는 없는 것이라 생각하시는 분들께서도 많으시겠죠. 하지만, 세상을 살다 보면, 현실에서는 ‘신의’나 ‘믿음’이라는 것조차도 힘을 가진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베풀 때나 쓰는 것이지, 힘이 없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직언할 때 쓸 수 있는 경우가 참 드물답니다.
사람을 좋지 않게 이야기를 하고 소문을 내는 것은 아주 쉽답니다.
내가 책임을 지지 않으려 그 책임자에게 책임을 다 지웠다면, 그 분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돌아다닐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죠. 사업이라는 것은, 한 순간에 일어났다가도 한 순간에 내려앉는 것이 사업이니까요. 제가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떠 안고 가야 할 상황이 바로 이런 상황이랍니다. 그리고 시간은 2년의 세월이 흘렀고, 예전의 그 책임자가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르게 되었답니다.
그때부터 어찌 변했을까요?
제가 부탁하는 입장임에도 항상 작은 일부터 큰일까지, 더 나아가 제가 접근하기 힘든 분들 조차도 쉽게 연을 닿을 수 있게 마치 제 아랫사람처럼 제 일을 그분이 그 자리에서 물러 날 때까지 도와주셨죠.
이제 조금 이해가 가시나요?
내가 ‘제도권’안에 있는지 아닌지를요?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어 볼까요?
예전에 아주 돈 많은 지인 분께서, 자기 아랫사람으로 두고 쓸 요량인데, 자신도 추천을 받았다며, 사람 좀 봐달라 하면서 젊은 두 분을 보내시더군요. 신세를 많이 진 분이라, 딱히 거절할 이유도 없고 해서 한번 봐 드렸죠.
두 사람 중 김군이라는 사람은 비록 어려운 가정환경이었지만, 자립으로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의 유명한 대학에서 MBA까지 마치고 돌아온 이고, 또 다른 박군이라는 사람은 서울의 중위권 대학을 마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으나 MBA는 따지 못하고 돌아온 이였답니다. 둘의 공통점은 모두가 출신학교를 떠나서, 제가 볼 때 모두 총명하고 똑똑한 친구들이었다는 기억이 있네요.
그런데, 박군은 아버지가 고위 공무원이었고, 어머니 또한 유명 사립대의 교수이셨죠. 집안 또한 대대로 물려받은 유산 때문에 먹고 사는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집안이었고요.
제 지인 분께, ‘박군’을 뽑으시라 하고 조언을 드렸답니다. 이유 또한 물어보시지 않으시고, 뽑으셨죠. 아마도 이유를 물어보시지 않은 것이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계셨기 때문이 아닐까 한답니다.
자 그렇다면 제가 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 이야기 해 볼까요?
어느 사회건 그리고 예전이나 지금이나 나름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절대 조심하는 한가지가 바로, ‘무리수’라는 것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죠. 조금 덜 이익을 취하더라고, 절대 욕심을 내지 않고,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것을 좋아하죠. 이유는 단 한가지랍니다. 한번의 ‘무리수와 욕심’이 평생을 쌓아온 것을 무너트릴 수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그렇답니다.
‘김군’은 서울대를 나오고, 미국의 하버드에서 MBA까지 땄지만, 문제는 ‘잃을 것이 없다.’는 것이 제일 문제였답니다. 물론 김군의 성품이나 능력 그리고 머리는 아무것도 흠 잡을 때가 없었죠. 가난한 가정에서 자라서 스스로 그렇게 까지 올라간 것은 누가 봐도 대단한 일이니까요.
세상 살아간다는 것이 매일 좋은 관계와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죠.
만일, 지인 분이 ‘김군’을 선택을 했는데, 후에 세월이 지나 안 좋은 일로 헤어진다면, 그간 지인 분이 일을 하면서 발생하였던 ‘로비’라든지, ‘연줄’ 그리고 ‘인맥’을 동원한 사업확장 등의 비밀이 지켜질 수 있을까요? 제가 볼 때, ‘김군’의 성품상 그러지 않을 사람이라는 느낌이 강하였지만, 그것은 그냥 느낌과 주관적인 판단일 뿐, 그 무엇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보증해 주지 못한답니다.’
하지만, ‘박군’은 어떤가요?
우선 ‘박군’을 소개시켜준 박군의 아버지는 고위공무원이고, 어머니 또한 교수님이시죠. 그리고 집안에 재산도 아주 많은 집이랍니다.
지인분과 ‘박군’이 좋지 않은 관계로 사이가 멀어질 경우, 지인 분에게 박군이 절대로 지인 분의 비밀을 들추어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겠죠. 이유는 단 한가지랍니다. 그리 했을 경우, ‘박군’의 집안 또한 잃게 될 것이 많다는 것이 바로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제도권’ 이냐 아니냐의 두 번째 예랍니다.
‘김군’은 어찌 되었을까요? 어릴 적부터 어려운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 나간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누구의 밑에 들어가서 일하는 것 보다는, ‘개인사업’을 하는 것이 더 성공할 확률이 높답니다. 스스로는 만들어 나가는 것을 어찌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으니까요. 나중에 이야기 들어보니, 사업을 해서 크게 성공했다 하더군요.
한가지 더 이야기를 해볼까요?
‘강남’ 이야기를 해보렵니다.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강남’에 산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답니다. 일부 사람들은 왜 그 비싼 아파트에 들어가려고 하냐? 또, 대치동 가면 공부를 아이들이 잘하고 좋은 대학에 가냐? 등을 이야기 하곤 합니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죠.
‘강남’이라는 특수한 지역은 신분상승의 수단으로 바뀐 지가 오래 되었으니까요. 그들이 만나는 이웃과 자녀들의 친구 그리고 쉽게 얻을 수 없는 정보에 대한 접근 등이 집단의 계층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강남이면 어느 지역, 또는 어느 아파트, 몇 평이냐 등의 기준이 그 사람을 평가하고 검증하는 잣대가 되어버리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랍니다.
평범한 우리네 삶은 다를까요?
시집갈 나이가 된 딸이 결혼 할 남자친구라고 집으로 데리고 오면, 부모님들은 무엇을 물어보시나요? 대부분 십 중 팔 구는 부모님은 무엇을 하시고, 지금 어떤 직장을 다니는지, 수입은 얼마나 되는지, 결혼하면 집은 있는지 등 사위 될 사람을 검증한답니다.
이러한 검증은 일반회사에서 직원을 뽑을 때도 동일하게 적용이 되죠. 어떤 학교를 나왔고, 성적은 얼마나 되었으며, 어떠한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 면접관은 유심히 검증하고 또 검증을 하면서 지켜본답니다.
오늘 몇 가지의 예로써 그 ‘검증’ 이라는 이야기를 첫 이야기로 꺼냈답니다.
한국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물론 다른 나라의 사회도 그러하겠지만, 좁디 좁은 땅덩어리와 학연과 혈연이 지극히 배타적인 이러한 사회에서는, 이러한 ‘검증’을 통해서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지위를 한 계단 한 계단 그 자리를 높여간답니다.
바로 이것이 ‘살아남기’의 첫 번째 알아야 할 이야기랍니다.
민노당이 농민의 편에서 서민의 편에서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 보이지만, 그 국회의원의 보좌관들은 ‘농민’이나 ‘서민’출신이 아닌, 바로 강남출신의 서울대를 나온 기득권세력이라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답니다.
눈에 보여지는 것. 10개중에 9개는 다 거짓일 가능성이 크죠. 이러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바로 보아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죠. 이러한 ‘검증’이라는 것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이어질 수 밖에 없죠.
제가 오늘 왜 ‘제도권’과 ‘검증’ 이라는 이야기로 시작을 했냐면, 이 나라를 움직이는 소수의 인원들은 이런 자신만의 ‘검증’을 통하여 바로 아랫사람을 판단하고 키운답니다. 그러니까, 내 생각은 이렇다 저렇다는 살아가면서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농민들이 반란을 일으켜서 정권을 바꾼다고 하여도, 처음의 목적인 정권을 바꾸는 것이 끝나게 되면 더 이상의 목적은 사라진답니다. 그 사라진 목적을 대신해서 다시 정권을 잡는 쪽은 다름 아닌 기득권이 될 수 밖에는 없고요.
세상은 말이죠. 1,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하나도 변한 것이 없답니다. 사람들은 ‘변화’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실제로는 변화가 아닌 ‘발전’을 한 것이죠. 그렇기에,
‘살아남기’의 가장 첫 번째 고려해야 할 사항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기본중의 기본이랍니다.
차별화된 정치를 내세우면 출범했던 노무현 정부도 대통령이 아무리 바꾸려 해도 조직 구성원들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는 변화란 불가능한 것이죠. 바로, 농민에 의해서 정권이 바뀌었지만, 실질적인 권력을 휘두르는 검찰이나 법원, 고위공무원, 국회위원들이 모두 기득권세력인데 이들이 바뀌지 않는다면 절대 한 사람이 최고권력을 가지고 움직이려 한다 해도 바뀔 수가 없는 것이 바로 세상이랍니다.
나보다 돈이 많고, 권력이 많고, 힘이 있는 사람에게 내가 그 사람을 상대할 수 있을 때까지 그 사람에게 배우면서 때를 기다리세요. 이것은 ‘비겁’이 아니라,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용기’랍니다. 내가 내 생각을 내세우려해도 본인 자신이 힘이 없는 상황에서는 한낮 공염불에 불과하니, 어떤 것이 더 현실적인가를 잘 판단하셔야 한답니다.
직장상사랑 다투어봐야, 선생님과 다투어봐야, 손님과 다투어봐야 다 그 손해는 내가 다툰 윗 사람이나 제 3자에게 가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게 온다는 것을 잘 아셔야 합니다. 다 아는 이야기라고만 생각하지 마시고, 내가 그리 행동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죠. 내 한번의 잘못된 행동이 내가 부양해야 할 가족의 생계와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늘 되뇌고 생각하시면 더 편하시려나요?
여하튼, 잘 새겨들으셨으면 좋겠네요.
많은 분들께서 저를 만나고 싶어하신답니다.
실제로 몇 분은 따로 뵙기도 했죠. 안 만나면 안될 상황이기에 만나서 용기를 가지고 살라고 두 손 꼭 잡은 것 이외에는 없답니다.
예전의 ‘미네르바’ 사건 때도 그랬듯, 사람들은 특정한 대상을 검증하고 싶어하죠. 단 한가지 조건이 만족한다면 저도 ‘검증’을 받는 것이 당연하겠죠. 바로 ‘왜?’라는 것이죠.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일해야 하는 국가 공무원이 아닌 이상에야, 저는 지극히 개인일 뿐이랍니다. 불특정 절대 다수를 위해서 일하지 않는 상황에서야 ‘왜 검증을 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당연히 제가 누려야 할 권리인 것이죠.
주변의 어려운 분들이 있다면 그 분들께 도움을 드리시고 나누어 주세요. 그것이 바로 저에 대한 ‘검증’일 테니까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이야기 하고 다음 글을 또 쓰기 시작해야겠네요.
'부동산 글모음 > 김현정님 글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대차 시장(2012년 1월 26일) (0) | 2012.01.30 |
---|---|
한국30년 2.(2012년 1월 26일) (0) | 2012.01.30 |
한국30년. (환경)(2012년 1월 25일) (0) | 2012.01.30 |
부동산과 집값(2011년12월12일) (0) | 2012.01.05 |
추석이후의 부동산시장(2011년9월14일) (0) | 2011.09.20 |